우선 나는 기독교인임을 먼저 밝힌다. 사실, 그다지 독실한 신자는 아니다. 모태신앙에서 시작해서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일부 네티즌의 행동거지를 보고 흔히 '냄비근성'이라고 부르곤 한다. 이번 납치사건에 있어서도 그러한 특성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인질들이 처음 납치되었을때 와와 들고 일어났다가, 사건이 조금 장기화되자 조용해졌다. 그러더니 이번에 인질들이 풀려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시 뜨거워졌다. 냄비 근성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재미있는 현상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특이한 점이 있다면, 그들이 욕하는 대상은 납치범인 탈레반이 아니라 피해자인 인질들과 그 가족이라는 것이다.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생각해 보라. 쉽게 예를 들어서, 어린이 납치사건이 발생됐을 때, 납치된 아이에게 화를 내겠는가, 아니면 애를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 부모를 욕하겠는가? 그런 사람이 있을리도 없거니와, 있다면 나는 화를 내겠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은 무엇이 다른가? 그들이 '기독교인'이라는 것이다.
길을 걷다 교회에 나오라는 권유를 받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떤 정신나간 사람들은 못 지나가게 붙잡기까지 한다고 한다. 교인이라면 몰라도 보통 사람에게는 여간 짜증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건 전도가 아니다. 자연스럽게 감화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참교인이라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주급 천원짜리 '가짜' 교인이나 할 짓이다.)
그리고 '추적 XX분' 같은 TV 프로그램에서는 타락한 기독교(대부분 이단이지만,) 의 모습을 매주 그려낸다. 그러니 한국에서 기독교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가지기란 쉽지 않다.
안 그래도 거슬리던 놈들이 뭔가 문제를 일으켰다? 냅다 가서 두들겨 패고 싶을 것이다. 나라도 그러겠다.
그들은 외교부의 만류를 거절하고 위험 지역인 아프가니스탄으로 기어이 가고야
말았다. 눈살이 찌푸려지는 부분이다. 그리고는 납치당했다. 바보짓도 이정도면 오케스트라급 스케일이다. 좋은 소리가 나올래야 나올 수 없다.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는 한국인이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업을 이유로 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납치당했다면 지금처럼 비난을 당할까? 아주 없다고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아마 지금보다는 적었을 것이다.
장황하게 늘어놓았는데, 정리하자면, 이번 사건은 생각 없는 선교 행위는 자칫 자신의 생명과 국가의 권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또, 사람들이 기독교를 보는 시선이 어떤지 알 수 있는 귀중한 체험이었다.
한국 교회는 이번의 교훈을 거울삼아서, 자신들의 부정적인 모습을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는커녕 손가락질이나 당해서야 되겠는가.
여담인데, 나는 비난의 주 타겟은 납치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어쨌든 생명을 잃은 사람도 있고, 40여일 동안이나 갇혀 있었다. 더군다나 외신 일부에서는 여성 인질 두명이 강간당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아무리 잘못이 크다 해도, 이 사람들은 충분히 시련을 겪었다.
그보다도 나는 대한민국 외교부가 맘에 들지 않는다. 이 놈들은 납치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첩보까지 입수해놓고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적어도 인솔자에게는 이야기를 해야 했던 것 아닌가.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현지의 한국군으로 호위를 붙이던지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랬으면 이런 국제망신은 피할 수 있었으리라.
그럼 이 난잡한 글을 슬슬 마치고자 한다.
아, 샘물교회. 제발 부탁인데, "무사히 돌아온 것은 우리 주님의 은총"같은 식으로 간증은 하지 말아줘. 망신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솔직히 니들이 간게 선교냐, 해외여행이냐? 일부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오류이지만, 몇몇 샘물교인들의 미니홈피를 보면 기가 차서 헛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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